안재일 화순마을중심학교 꼼지락 대표

안재일 꼼지락마을학교 대표를 보면 껍질은 두껍지만 속살은 부드럽고 영양가 많은 열매가 생각난다. 사회의 정의와 대의를 위해서는 대쪽 같은 성품으로 한치의 양보 없이 밀고 나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화순의 중심마을학교 대표로서 다른 마을학교들을 챙기고 생각하는 모습을 볼 때면, 특히 꼼지락마을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대할 때는 한없이 넉넉하고 부드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다. 꼼지락마을학교를 일궈가는 이야기를 들려 줄 때는 ‘사람다운 사람의 향기’가 훨씬 진하게 전해져왔다.

안재일 대표와 꼼지락마을학교 선생님들의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 사람이 필요하다’는 모토를 마을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해 왔으며, 지역주민들과 아이들에게 어떻게 스며들게 하고 있는지 안재일 대표에게 듣고 옮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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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토요돌봄’

토요돌봄 프로그램 같은 경우, 맞벌이 가정의 저학년을 대상으로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모든 가정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 30분까지, 보드게임, 전래놀이, 리딩푸드, 토탈공예, 종이접기 중 두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딱지놀이, 제기차기 등과 같이 평소에 접하기 힘든 전래놀이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동화책을 읽은 후 요리 수업으로 연결되는 ‘리딩푸드’는 아이들의 오감 만족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도 아이들의 호응도가 높습니다.

마을학교의 학부모님들께서 ‘주말만 되면 아이가 집에서는 심심해 하고 핸드폰만 했었는데, 꼼지락마을학교 돌봄프로그램에 참가한 후부터는 아이가 토요일만 손꼽아 기다린다.’고 이야기해주실 때면 정말 뿌듯합니다.

또, 평일에 만나는 몇몇의 아이들도 토요돌봄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 아이들이 토요일이면 밝은 얼굴로 마을학교 안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볼 때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 미션 프로젝트, 숨겨진 화순9경을 찾아라!

꼼지락마을학교 프로그램 중 초등 고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화순9경’ 유람단이 있습니다. 일종의 미션 프로젝트인데요. 먼저 화순8경을 찾아가 직접 보고 난 다음, 숨겨진 화순9경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입니다. 말로만 듣거나 사진으로만 봤던 화순8경에 도착하면 아이들이 많이 신기해하고 흥미로워합니다. 화순8경을 탐방한 후, 아이들은 열띤 토의를 통해 숨어 있는 절경을 찾아 화순9경으로 지정합니다.

작년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도중, 이런 활동 과정을 담아낸 책이 있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활동한 사진 자료와 함께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책을 만들어 마을학교 내에 비치해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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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 시설이 개선되길

마을학교 내에서 운영하는 토요돌봄 프로그램 같은 경우, 약 4시간가량 돌봄을 운영하다 보니 시설이 열악해서 느끼는 어려움이 가장 큽니다. 특히 화장실이 마땅치 않아, 저학년 아이들 한 명 한 명 따로 화장실로 데리고 다니기도 합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프로그램을 실내에서만 진행하는데,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전래놀이를 하다가 들뜬 아이들이 자칫 시설물에 부딪쳐 다칠까 봐 늘 선생님들이 마음 졸이며 신경 써서 살피고 있습니다.

시설물 개선 비용 지원이 조금이라도 이뤄진다면, 기존 구조물 등에 안전시설을 보완해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코로나 대응, 운영횟수 줄이고 양질 도서 지원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됩니다. 꼼지락 마을학교에서는 방역수칙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경우, 방역지침을 꾸준히 지키며 운영하던 중 화순 관내 확진자 발생의 여파로 인해 실내 프로그램의 운영횟수를 줄이고 참여 학생들에게 양질의 도서를 지원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면서 효율적으로 대처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역시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지만,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회기와 인원, 참여방식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며 양질의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잘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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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마을 사람이 키워내는, 화순의 아이들

‘꼼지락’이란 단어는 끊임없이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질 높은 체험활동을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꼼지락 꼼지락거렸습니다. 이제는 화순의 교육으로 확장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꼼지락거려 보려고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 온 마을이 함께 화순의 아이들을 키워봤으면 합니다. 그 길에 저희 꼼지락 마을학교가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 마을공동체 지원 위한 민간주도적인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되길

중심마을학교로서 더욱 화순마을학교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읍에만 마을학교가 집중될 것이 아니라, 면 단위에도 마을학교가 최소한 하나씩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예산 지원이 좀 더 이뤄줬으면 좋겠습니다.

또, 마을교육공동체 지원을 위한 중간조직으로 민간주도적인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했으면 합니다. 자율성이 보장되는 환경 안에서 마을학교를 위하는 분들과 아이들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행정적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찾아가 도움을 주는 등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이 함께하게 되길 바랍니다.

▲ 꼼지락마을학교 모체, 꼼지락교육문화사회적협동조합

꼼지락교육문화사회적협동조합(구 꼼지락창의인성체험협동조합)은 화순의 우리 아이들이 질 높은 창의인성체험을 할 수 있도록 2013년부터 학교로 찾아가는 창의체험수업을 시작했습니다.

2014년에는 꼼지락창의인성체험협동조합이라는 교육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다음 해 2015년부터 현재까지 화순교육지원청으로부터 화순진로체험지원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진로교육발전공로를 인정받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2020년에는 교육 관련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축적된 노하우와 지역사회의 인적자원을 바탕이 인정돼 전남도교육청에서 공모한 중심마을학교에 선정됐습니다.

처음 5명으로 시작된 협동조합이 현재는 13명의 조합원과 진로코칭지도사를 포함한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업이든지 항상 협동조합의 정신에 맞게 조합원들이 십시일반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학교에는 8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함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