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사람들 칼럼> 화순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화순사람들
협동조합
<화순사람들 칼럼> 화순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 입력 : 2024. 11.19(화) 15:41
  • 화순저널
범은경 소아청소년과 의사
동네 커피숍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입구가 소란해지더니 중년남성 대여섯 명이 들어와 맞은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손님이 별로 없는 시간이었고 소음을 가리기 위한 아무런 대비가 없었던 터라 나는 고스란히 그들의 잡담에 노출되었다.

‘거리마다 꽃 심니라고 난리데’ ‘꽃 축제도 겁나게 많든디 그 꽃이 다 어서 오까이’ ‘혹시 여그도 말례화 아니여?’

말례화. 나도 안다. 광주시장이었던 모씨가 제 속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재임 기간 내내 도로 가득 심어댔던 꽃의 별칭이었다. 시장의 배우자가 말례씨였다던가.

사실은 며칠 전 동네 식당에서도 옆방에서 들려오는 불편한 수런거림을 들었었다. ‘높은 양반이 농원을 몇 개나 가지고 있다네.’ ‘아니여. 그 냥반 동생이 다 알아서 한다등만‘ ‘화순 꽃잔치가 다 이유가 있었네이.’ ‘문제 되까비 어디 딴 도시랑 서로 바꿔서 꽃을 주고받고 한다든디?’

듣고 있기조차 민망했다. 말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사람의 말이겠지 설마한들 군의회가 버젓이 있는 곳에서 저런 일이 가능할 수가 있을까. 게다가 동네 가게에서 이런 수런거림이 있을 정도라면 군의회가 이미 조사하고 있겠지. 아무리 화순군 의회가 군정 질의를 잘 안하는 곳으로 이름이 나 있다지만 에이. 설마.

아직 믿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게 꽃 잔치에 대한 우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화순군은 관광을 화순의 미래비전으로 정해놓고 아낌없는 재정을 투입하여 온통 꽃밭을 일군 뒤 축제로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 그런데 이 전략. 화순군의 미래를 멀리 내다보며 치열한 고민 끝에 만들어낸 것이 맞나. 저 많은 꽃들과 그만그만한 축제들이 군민들에게 확실한 경제 효과를 만들어 주었다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아직 만난 적이 없다. 더구나 저 많은 꽃들은 거의 일년생이니 지고 나면 그뿐일 것이며 설상가상 전라남도의 거의 모든 지자체가 꽃으로 관광객을 유인하고 있는 지경인데.

경제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결같이 우리의 미래는 관광보다 바이오산업에 있다고 말한다. 당연히 지자체마다 경쟁력 있는 바이오산업체들을 유치하려고 혈안들이다. 그런데 화순군에는 이미 녹십자 백신공장과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이라는 거대한 바이오 산업조직이 자리잡고 있고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암센터가 있다. 이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며 이를 발판 삼으면 우리 군이 핵심적인 국가 바이오산업벨트가 될 수도 있음을 군수는 알고 있을까?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허나 애써 눈을 감지 않으면 계속 눈에 띄는 꽃 잔치 홍보물과 비교할 때 애써 찾아야 보이는 바이오산업 유치 플래카드가 혹시 군수의 마음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듣기로는 녹십자 공장을 유치할 때도 정작 군은 사안의 중요성을 잘 모른 채 상당 기간 헛다리만 짚었는데 중앙부처에서 일하던 우리 지역 출신 행정가들이 애를 써서 마침내 가능했다고도 한다.

봄, 가을. 아름다운 꽃 덕에 내 눈이 호강한 것을 아니라고 할 생각은 없다. 다만 군수의 화순군에 대한 비전의 크기와 깊이가 궁금할 뿐이다.

범은경 소아청소년과 의사

* 위 기고문은 화순저널 데스크의 입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화순저널 hsjn2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