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니안(사진 상단)과 사이판(사진 하단)을 방문해 추모음악회 및 교류활동을 진행한 지오학교 노스탤지어 팀./지오학교 제공

지오학교(교장 서광렬)가 17일 해외 추모음악회 및 현지인 교류 활동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지오학교의 중·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노스탤지어 팀과 인솔교사 등 10명은 지난 10일부터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북 마리아나 제도의 사이판과 티니안에 방문해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 강제동원에 희생된 한국인의 영혼을 위로하는 추모음악회를 개최하고, 그 후손을 비롯한 현지인과의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이는 전라남도교육청이 지원하는 청소년미래도전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오학교는 해외 역사탐방 및 교류분야에 지원해 선정되었다.

사이판과 티니안은 태평양전쟁 당시 연합군과 일본군의 치열한 전투 현장으로,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일부 한국인들이 현지에 남아 가정을 꾸려 현재는 한국계 후손이 4대째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두 섬을 오가며 한국인 위령탑과 전적지를 탐방했다.

지오학교 학생들이 지난 13일 티니안 산호세마을의 유스센터에서 현지 청소년과 주민들을 초대해 추모음악회와 교류시간을 가졌다./지오학교 제공

특히 지난 13일 티니안에서는 원주민과 학생들을 초대해 추모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지난 4월부터 색소폰 등 관악기 위주로 윈드앙상블을 구성해 합을 맞춰왔다. 음악회에는 현지 초중고 학생들은 물론이고 한국인 2세와 3세의 한국계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와 ‘교류’를 주제로 이어진 공연에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

에드윈 P. 앨던 티니안 시장은 “내 아내도 한국계 3세이다. 한국인 혈통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먼 한국에서 자기 역사를 알기 위해 여기까지 찾아온 학생들이 대단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 선물에 더욱 감사하다.”고 했다.

에드윈 시장은 지오학교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마움의 표시로 감사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공연 이후에 지오학교 학생들은 현지 학생들과 풍선 이어달리기, 제기차기 등 레크리에이션을 함께 하며 교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았던 방경환 학생(16)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어로 사회를 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대화해보고 사진도 같이 찍다 보니 금세 친해졌다.”고 했다.

오랜 기간 티니안에서 한국인 희생자 추모활동을 해왔던 티니안 한국문화원 성진호 원장은 “일본은 패전 후에도 정부 주도로 사이판이나 티니안에 각종 기념사업을 해왔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오늘 학생들의 방문은 언젠가 아버지의 나라에서 손님들이 올 거라 믿고 기다렸던 많은 한국계 후손들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줄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지오학교 학생들이 지난 14일 사이판 마남꼬 양로원에서 현지 노인들을 위한 공연활동을 펼쳤다./지오학교 제공

14일에는 사이판의 마남꼬 양로원(Manamko Senior Center)을 찾아 공연을 열고 노인분들과 흥겨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 할머니는 “내 조부는 한국인이고 할머니는 차모로(원주민)이다.”고 밝히며 강제동원에서 비롯된 가족사를 설명하고 ‘아리랑’을 따라 부르기도 했다.

한편 지오학교는 올해 하반기에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단체묘역이 조성된 충남 천안의 망향의동산에서 추모음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