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인문강좌 마지막 강의를 하고 있는 박맹수 전 원광대 총장과 수강하고 있는 참여자들

화순사람들협동조합(준) 죽수학당 주관으로 열린 '동학,오늘을 묻다' 열 번째 인문강좌가 지난 5일 큰 호응 속에서 마무리 됐다.

‘문명전환의 대안으로서 동학’ -개벽파의 르네상스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마지막 강의는 △개벽파와 ‘개벽의 한국학’, △개벽파 등장의 역사적 배경, △기벽파의 효시, 동학의 사상적 연원, △ 개벽파의 개조(開祖) 수운 최제우(우주적 영성) △개벽파의 핵심 경전 『동경대전』 △개벽파의 ‘사도 바울’ 해월 최시형(사회적 영성) △개벽을 향한 혁명 지도자 ‘녹두장군’ 전봉준(변혁적 영성), △개벽파 의암 손병희의 천도교와 ‘문명개화’ 내용으로 이뤄졌다.

박맹수 전 총장은 “수운 선생은 유학, 성리학을 공부한 분이 확실하며, 말씀에 퇴계학이나 고사 등이 인용됐다. 반면 해월 선생은 수운 선생의 가르침을 실천으로, 생활로, 몸으로 받아들였다. 한울님을 공경하듯이 사람도 그처럼 대해야 한다는 ‘사인여천’을 실천하셨다.”고 했다.

이어 “개벽의 현대적 의미는 ‘문명전환’으로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고 하늘과 땅, 사람이 조화롭게 상생해 나가는 것이다. 수운 선생은 모든 만물에 영성(우주, 하늘)이 다 깃들어 있음을 깨닫고 ‘시천주’를 말씀하셨다. 이상기후로 인해 올해는 폭염이 일찍 시작해 8월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관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박맹수 전 총장은 “전봉준 장군은 최고의 상남이다. 마음이 부드럽고 사회적 약자, 이웃에 대한 따뜻한 마음, 연민을 지닌 분이다. 혁명을 수행하면서도 사람을 안 죽이려고 애썼다.

동학 인문강좌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에 대한 소회를 전하고 있는 민판기 선생(위) 이지선 판소리 명창의 '사철가' 공연

수운 선생은 퇴계학을 공부했다. 해월 선생은 수운 선생의 가름침에 온전히 집중했다. ‘정성’ 그 자체였다. 강림체험에 총력을 기울인 끝에 하신 말씀이 ‘따뜻한 몸뚱이로 찬물에 뛰어들면 몸에 해롭다’였다.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는 노랫말 하나하나에 어떤 인물을 연관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 그저 안타깝게 돌아가신 전봉준 장군을 추모하는 노래이다.

동학이 큰 발전이나 변화가 있을 때마다 불교가 큰 역할을 했다. 혁명 당시에도 은거 스님들이 많이 참여했다.

영성을 깨우치는 동학의 역할은 민족전선, 민중전선에 생명전선까지 포함돼야 한다. 사상과 혁명으로서의 동학, 문명전환으로서의 동학이 더 필요한 시대이다. 지금은 지구가 절단나게 된 상황이다. 수운 시대, 동학혁명 때보다 더 큰 위기가 처해 있다.”고 전하며 강의를 마무리 했다.

김성인 위원장은 “박맹수 전 총장님과의 동학 인문강좌는 오늘로서 마치지만, 앞으로도 계속 동학 공부가 이어진다. 그동안 이번 강좌에 참여하신 분들이 100여 명이 넘는다. 이후 강좌는 월 1회 진행할 것이며, 중간중간 답사나 특강도 진행될 것이다. 가능하면 문형배 재판관을 초대해 강의를 듣고자 한다”고 했다.

뒤풀이에서는 배이상헌 선생과 아들 배어린 군의 합주와 ‘직녀에게’ 등 노래가 진행돼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또한 오정묵 선생의 감미로운 팝송과 쑥대머리 판소리가 인기를 끌었으며, 이지선 명창의 ‘사철가’ 외 판소리가 흥겹게 펼쳐져 큰 호응을 받았다.

수준 높은 공연으로 뒤풀이를 즐겁게 하고 있는 배이상헌 선생과 배어린 부자,(위) 오정묵 선생, 이지선 명창(아래 좌,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