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폐수 방출 이후 폐사한 물고기(인근 상가를 운영하는 모 주민 제공), (오른쪽)폐수로 인해 오염된 벌고천 하류. 벌고천 하류는 화순천으로 연결된다.

화순읍 대광로제비앙2차아파트 인근 벌고천에 31일 오전 폐수가 유입되면서 주민들이 악취 피해를 겪는 일이 발생했다.

폐수가 배출되고 있는 수로. 오른쪽의 맑은 물과 대비되는 오염수가 하류로 흘러가고 있다.

오염수가 유입되지 않은 상류.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다.

현장에 도착하자 수로에서 벌고천으로 방류되는 다량의 오염수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상류의 맑은 물과 확연히 대비되는 폐수는 강 하류 전체를 오염시키며 강 일대에 심한 악취를 유발하고 있었다.

오전 9시 이전부터 대광아파트 인근 수로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수로 인해 하류의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했으며,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상가 직원들 역시 고통을 호소했다.

대광아파트에서 근무하는 한 경비원은 “2주 전에도 똑같이 대낮에 오염수를 방류해 악취가 심했다. 오전 내내 심한 악취 때문에 점심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였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와는 다르다. 꼭 음식물이 심하게 부패한 듯한 악취다.”고 했다.

2주 전, 10월 17일~18일 사이 집단으로 폐사한 물고기들. (인근 상가를 운영하는 모 주민 제공)

인근 상가에서 근무하는 A씨는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을 제외하면, 평상시에는 저 수로에서 저렇게 많은 물이 쏟아지지도 않는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폐수를 희석해 대량으로 방류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근방에는 두부 공장을 제외하면 모두 아파트 단지에 딸린 작은 상가들뿐이니, 공장이 의심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상가에서 일하는 또 다른 주민 B씨는 “2주 전에도 오늘처럼 폐수가 쏟아졌다. 그때 환경과 직원들이 뭔가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방류되던 오염수가 잠깐 멈췄다. 그러나 6시 이후에 다시 오염수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퇴근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또 폐수를 내보낸 것 같다.”고 했다.

또한 B씨는 “어디서 배출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불과 2주 만에 이렇게 다시 악취 나는 물을 쏟아내니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져 분통이 터진다. 게다가 벌고천은 화순천과 이어져 있다. 화순천에 음악분수나 인공폭포를 아무리 멋지게 조성해도, 이렇게 오염된 물이 그대로 흘러가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했다.

(위)시료를 채취하는 화순군 관계자, 유출되고 있는 폐수. (아래)벌고천의 하류. 바람이 상류에서 하류 쪽으로 불며 하류에서도 심한 악취가 나고 있었다. 물 역시 탁한 색으로 오염돼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주민 신고를 받고 관계자들이 시료를 채취했다. 또한 현재 전문업체를 동원해 주변 지역을 조사하고 있다. 아직은 진원지 등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했다.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배수로에서 다량의 폐수가 배출되며 심한 악취를 유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배수로가 장마철 등 비가 많이 올 때가 아니면 물이 쏟아지지 않는 곳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