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천경자, <장미와 여인>, 1981, 종이에 채색, 27x22cm (오른쪽)프리다 칼로, <가시 목걸이를 한 자화상>, 1940, 캔버스에 유채, 62x47cm

천경자와 프리다 칼로는 서로 다른 문화와 시대에서 활동했지만, 두 여성 예술가는 고통과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내며 독특한 예술적 언어를 구축했습니다. 이들은 여성의 정체성을 두드러지게 표현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각자의 예술 세계를 통해 인간의 깊은 감정과 철학을 탐구했습니다.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 출신의 화가로, 그녀의 작품은 주로 초현실주의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 교통사고,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여성편력, 다리 절단 등 끊임없는 고통의 연속이었던 인생을 바탕으로 작품을 창조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켜 여성의 몸을 통한 자아 표현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칼로는 여성을 성적인 대상이 아닌, 고통과 싸우는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담아내어 진정한 페미니즘을 구현했습니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애환을 그대로 담아낸 예술로,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지금까지도 그녀의 예술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천경자는 여러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한국 현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화가입니다. 그녀는 사실주의, 표현주의, 나르시시즘적 채색주의의 흐름을 거쳐 말년에는 초현실주의적 작품을 그렸습니다. 천경자는 가정사의 불운과 슬픈 심경의 고통 속에서도 특유의 강인함을 잃지 않았으며, 자신의 채색 감각을 바탕으로 여인의 아름다움과 자연을 그려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여인의 갈망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철학을 담고 있으며, 이는 현실 속의 슬픈 고통도 아름다운 채색의 그림으로 승화시킨 것입니다.

천경자의 대표작인 '미인도'는 여인의 아름다운 열정의 마음을 내재한 작품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미인도' 위작설로 큰 상처를 받았으며, 이는 한국 미술계에 큰 사건으로 이어졌습니다. 작품의 위대함은 작가 정신이 밀도 있게 응축되어 나타난 결과물입니다. 아무리 예쁘고 멋지게 표현되어 있을지라도 작가 정신이 결여된 작품은 결코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없고 모사품으로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작품은 모방이 아닌 작가의 내적 울림을 화폭에 담아낸 것입니다.

위작 여부는 작가의 밀도 있는 정신이 작품에 스며있는지를 가려내면 됩니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확실한 서명, 기록사진, 자신의 침, 머리카락 등을 작품 속에 넣어 두기도 합니다. 작품을 보호하고 진위를 확인하는 것은 미술계와 사회 전체에 중요한 과제입니다. 작가의 영혼이 담긴 작품을 정확히 평가하고 보호하는 것이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지키는 길입니다. 작가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진위여부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현명할까요? 생각해 볼 지점입니다.

프리다 칼로와 천경자는 각자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했으며, 이는 그들이 살아온 시대와 배경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이들은 여성 예술가로서 자신의 인생 경험과 감정을 예술로 표현하며, 여성의 정체성을 독특하게 드러냈습니다. 그들의 작품은 단순한 예술 작품을 넘어, 인간의 삶과 고통, 아름다움과 갈망을 깊이 있게 탐구한 결과물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두 예술가는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으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광용
화순저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