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 속 슈퍼에이저의 모습.

‘슈퍼에이저(Super-Agers)’는 일반적으로 80살이 넘은 나이에도 열심히 일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80세 이상임에도 50대 정도의 뇌 나이를 유지하며 실제 연령에 비해 훨씬 젊은 기억과 인지력을 갖춘 사람들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예로,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1930년생, 94세)와 조지 소로스(1930년생, 94세).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1942년생, 82세)를 들 수 있다. 국내에서는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1932년생, 92세)과 이시형 의학박사(1934년생, 90세)가 대표적인 슈퍼에이저라 할 수 있다. 전 미국 국무장관을 지냈던 헨리 키신저도 95세를 넘기고도 최신기술인 AI에 몰두했다. 세상과의 활발한 소통과 꺼지지 않는 호기심이 그가 100세를 넘겨 숨을 거둘 수 있었던 장수의 비결이었을 것이다.

‘슈퍼에이저(Super-Agers)’라는 용어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알츠하이머 질환 센터 연구진들이 처음 만들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슈퍼에이저의 뇌는 일반 노인의 뇌보다 피질이 두껍고, 뇌 신경 섬유도 90% 가깝게 적었다. 스페인 마드리드공과대학의 신경과학과 연구진들은 슈퍼에이저의 뇌에 관해 일반 노인보다 회백질이 많으며, 그 이유가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중년기부터 신체적 능력을 요구하는 계단 오르기, 정원 가꾸기 등의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슈퍼에이저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신체 활동이 뇌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켜 뇌의 노화를 늦춘다는 의미다. 기억력과 정신 능력을 뛰어나게 하며, 치매 발병 역시 늦추는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기억력은 30~40대 사이에 최고조에 달하지만, 50대부터는 뇌의 용적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사고력, 학습능력 또한 위축되기 시작한다. 그 외에도 호르몬의 변화, 혈관의 약화, 뇌의 주요 연료가 되는 혈당 관리의 어려움으로 인지력이 떨어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그에 비해 슈퍼에이저의 뇌는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의 뉴런(전기적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세포)이 훨씬 커서 20~30살 정도 더 어린 사람과 비슷하고, 피질 또한 두꺼워 뇌가 느린 속도로 수축함으로써 사고, 기억, 의사 결정력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뇌세포의 노화를 피할 수는 없다. 뇌세포는 질병이나 인지 저하의 징후에도 기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추가 능력이 있으며, 유전적 장점 외에도 환경적 요인, 생활 습관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①활동적 정신과 지적인 생활방식 ②끊임없이 도전하려는 의지와 능력 ③활발한 사회생활과 연결고리 ④담배, 술의 절제와 적절한 운동을 통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관리 등은 뇌의 인지능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청각 및 시력의 저하 등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입증됐다.

장수의 비결, 슈퍼에이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로 혈당과 혈압조절이 필요하다. 붉은 고기, 버터, 과자를 피하고 채소, 견과류 및 베리류, 생선 등을 섭취하는 식단 조절과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둘째로 친구, 친척과의 대화를 통해 사회적 연결고리를 유지한다.

셋째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 대화 요법의 치료 효과를 통해 스트레스가 32% 감소하는 등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째로 양질의 수면을 취한다. 수면 부족은 기억력을 악화시킨다.

다섯째로 적당한 육체적 운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신체 활동에 임한다. 정원 가꾸기, 계단 오르기, 1.6km 이상 걷기 등이 도움이 된다. 여섯째로 독서, 음악, 게임, 여행 등의 정서 활동을 꾸준히 한다. 일곱째로 시력과 청력을 보호한다.

이렇듯 여러 가지 중요한 요인이 많지만, 결국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기관리가 중요함을 스스로 깨닫고 그러한 습관과 생활방식을 지켜나가는 것이 곧 슈퍼에이저로 남는 길일 것이다.


문장주
화순저널 칼럼니스트
문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