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보조금 관리 시스템 ‘보탬e’(보탬이)가 미흡한 시스템과 복잡한 절차로 이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보조금을 편리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올해 1월 ‘보탬e’ 시스템을 전면 개통했다. ‘보탬e’는 기존에는 수작업으로 처리되던 보조금 관리 업무를 전자화·자동화한 시스템으로, 지방보조사업에 대한 계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업무처리 전 과정을 정보화하고, 온라인으로 모아 한 곳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보탬e’를 활용하면 지방보조사업을 수행하는 개인·단체·법인은 지자체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사업 신청·확인 및 정산 보고를 할 수 있다. 전자계산서와 카드 이용내역 등 집행 증빙자료를 일일이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그러나 투명성과 편리성을 위해 온라인을 기반으로 추진된 시스템이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비롯한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된 지역의 특성과 어르신의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시스템 자체의 불편이 증대되었다는 분석이다.


화순군에서 보조 사업을 운영하는 한 민간 단체 대표는 “전면 전자화 시스템을 사용하라고 해놓고 수기 문서 작업을 또 하는 등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 익숙해지면 편할지 모르겠지만 그전까지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해결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또한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모든 공동체의 입력 등이 한 번에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먼저 입력 처리를 완료한 공동체에 대해 우선적으로 개별 교부승인하는 등 융통성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 그런데 보탬e 시스템은 모든 공동체의 업무진행이 완료된 뒤에야 승인이 떨어지는 구조다. 모든 것이 준비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면 진행 시기는 점점 늦춰지니 손해가 막심하다.”고 전했다.

예산 관련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탬e’ 시스템에 대한 불평이 줄을 잇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보탬e 올해만이라도 유예 안 되나?”, “사업자들이 보조금 안 주려고 작정했다며 담당자만 죽이려 든다.” 등 하소연부터 “보탬e가 업무 보탬, 일 보탬, 스트레스 보탬 이름값”, “준비도 제대로 안 된 미완성 시스템 때문에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담당자만 피해 본다.” 등 비아냥도 이어졌다.


화순군 담당 관계자는 “새로 도입된 시스템이라 전산상의 미흡함이 있다. 보조금 배부를 위한 계좌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거나, 파일의 용량 문제 등의 불편이 있지만 개선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인터넷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어르신분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어려움을 돕기 위해 마을 공동체 혁신센터가 마련되어 있고. 전라남도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통해 마을 지원 활동가를 공모해 뽑고, 선발된 활동가분들이 컨설팅 활동에 임하며 총력을 다해 돕고 계신다. 반복적인 교육과 지원을 통해 시스템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화순군 마을공동체혁신센터 관계자는 “집체 교육 2회 실시 이후 부족함을 느껴 활동가분들이 직접 방문하는 등 일대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대다수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이고 프로그램 자체의 미흡함도 남아 있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힘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