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사람들은 정신적 또는 육체적으로 큰 충격을 받으면 절망을 하거나 더러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만다.

그러나 한漢의 사마천司馬遷은 남자로서 죽음보다 못한 궁형宮刑을 받고도 극단적인 행동보다 사명감이 앞섬으로써 역사상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

九牛一毛는 아홉 마리 소의 털 중 하나로서 「다수 중의 극히 소수」 「대단한 것이 못 된다」를 뜻하며, 漢의 司馬遷이 한 말이다.

한漢의 무제武帝 때 이릉李陵은 단 5천의 병사를 이끌고 흉노匈奴 정벌에 나서 큰 승리를 거두다가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패하고 말았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李陵이 匈奴에게 항복하여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 황제는 李陵의 일족을 몰살시키려 했다.

모든 군신은 일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무제의 안색만 살피고 있었는데, 단 한 사람 李陵을 변호한 사람이 司馬遷이었다. 司馬遷은 전부터 「李陵은 목숨을 던지고서라도 國難을 극복할 國士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화가 난 武帝 앞에서 「이릉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뒷날 조국에 보답할 기회를 얻기 위해 항복했을 테니 용서하시고 다시 한 번 공을 천하에 떨칠 수 있도록 해 주소서」 라는 진언을 했다. 그러나 이 말에 진노한 무제는 司馬遷을 가두고 끝내는 궁형宮刑에 처하고 말았다.

宮刑은 거세去勢를 하여 생식을 못하고, 수염이 빠지며 성격까지 변하는 형벌로 사마천 자신도 「최 하등의 치욕」이라 말하면서 「세상 사람들은 내가 이런 형을 받은 것 따위는 아홉 마리의 소(九牛)가 터럭 하나(一毛)를 잃은 정도로밖에 느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길모 전 화순교육장

司馬遷은 그런 치욕 속에서도 죽지 않고 살았다. 당시 나라의 제사를 맡은 太史令이던 아버지가 병으로 죽으면서 「통사通史를 기록하라.」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에 사기史記를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아버지와 자신의 노여움이 결합되어 죽으래야 죽을 수도 없는 집념이 되었다. 그는 비록 세상 사람들의 조소의 대상이 되어도, 하루에 오장이 아홉 번 뒤틀리는 느낌을 받아도 계속 써나갔다. 결국 史記 130권을 완성했다.
이런 상황은 역사상 단 한 번뿐일 것이다. 어느 누가 그러한 치욕 속에서 살아남아 그런 업적을 남길 수 있을까? 司馬遷이기에 가능했고, 역사에 길이 그 이름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