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 핀 동백꽃, 우리에게 새해에 용기와 영감을 준다./매일경제

2025년 첫 번째 주 목요일입니다. 동백은 ‘冬柏’ 또는 ‘棟柏’을 표음한 것입니다. 한자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말이지요. 우리나라 남쪽에는 동백나무가 있어 겨울에도 능히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꽃이 없는 시절에 홀로 봄빛을 자랑합니다. 동백꽃은 향기가 없는 대신 그 빛으로 동박새를 불러 꿀을 제공해 주며 새를 유인하지요.

동백은 서양에서는 정열의 꽃이지만 동양에서는 비극의 꽃으로 인식되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일본을 거쳐 『춘희』라는 작품명으로 소개된 작품은 우리말로 『동백 아가씨』라고도 하지요. 춘희(椿姬)는 일본식 한자어로, 춘(椿, 츠바키) 자는 우리나라에서 참죽나무를 뜻하는 글자이지만 일본에서는 동백나무라는 뜻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한테도 꼭 동백나무를 나타내는 올바른 한자가 아닌지라 제목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1965년 쯤, 완도 약산 멸치잡이 어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방학 중이었는데 유난히 그때가 동백나무와 함께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잠이 모자라 주인 몰래 동백나무 아래에서 쪽잠을 잤던 추억이 짙게 남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겨울 눈 속의 동백꽃, 꽃마다 목소리가 다르고 같은 꽃이라도 계절에 따라서도 다르지요. 유달리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2024년, 2025 새해에는 다 씻고 새 출발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