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동면 운곡리에 위치한 A돈사, 돈사 인근 수로에 가축분뇨로 오염된 물이라고 추정된 폐수가 흐르고 있다.

연이틀 많은 비가 쏟아졌던 지난 20일 밤, 동면 운곡마을의 한 주민으로부터 분노에 찬 제보가 들어와 본지는 바로 현장 취재에 나섰다.

제보자 G씨는 돈사에서 무단방출된 것으로 보이는 오염수거 쏟아지는 수로로 먼저 안내했다. 오염되지 않은 빗물이 흐르는 수로에 물은 맑았다. 그런데 가축분뇨가 섞인 수로의 물은 그야말로 새까맣고 악취도 심했다.

현장에는 이미 제보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면파출소 경찰들이 있었다. 화순군청 환경과 관계 직원들도 곧 도착해 제보자의 도움을 받아 가축분뇨가 방출되고 있는 현장을 추적했다.

깨끗한 물이 흐르는 수로에서 나온 물과 돌, 오염된 수로에서 나온 돌과 물이 대조적이다.(위) 제보자와 동면 파출소 경찰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아래 우)

워낙 늦은 시간이고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라 캄캄했지만, 환경과 담당 직원들은 오염된 수로의 물을 시료로 채취한 후, 돈사 주위를 샅샅이 뒤져 오염수가 돈사에서 나오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려면 돈사를 급습해야 했지만, 돈사주인이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돈사에 들어가게 되면 방역법 위반 등의 법적 다툼이 예상돼 들어가지 못하고 철수했다.

다음 날, 화순군 관계자가 전해준 돈사주인의 주장은 ‘분뇨를 쌓아 놓았는데 비가 많이 와 빗물에 분뇨가 쓸려나간 것 같다.’는 것이다.

이에 제보자 G씨는 “낮에는 맑았던 물이라 논두렁 풀을 베고 그 수로의 물로 몸을 씻었다. 그런데 밤이 되자 그 수로의 물이 악취를 풍기며 까맣게 흘러나왔다. 이 양은 빗물에 분뇨가 쓸려 나오는 정도의 양이 아니다. 분뇨로 오염된 엄청난 폐수가 몇 시간째 콸콸 흘러나오고 있다.”고 했다.

지역민 B씨는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빗물에 분뇨를 버젓이 흘려보내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지 경악스럽다. 청정한 화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광주시민과 화순군민의 식수를 오염시키는 이러한 비양심적인 행태가 하루라도 빨리 근절되길 바란다.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월요일에 행정 절차를 통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 후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가축분뇨가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심각한 수질오염과 악취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 높아 무단방출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 단속과 점검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주요 단속 점검 대상은 △가축분뇨 배출·처리시설 허가·신고·변경 이행 여부 △가축분뇨 관련 영업자의 시설관리기준 준수 여부 △정화처리시설 및 자원화시설 정상 운영 여부, △가축분뇨를 공공수역과 인접한 하천 또는 농경지 등에 야적·방치하는 행위 및 유출 여부 등이다.

특히 단속 중 고의적·상습적으로 가축분뇨 등 무단방출로 적발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의거 고발 및 행정처분 등 강력 대응 및 조치가 취해진다.

운곡마을 앞 개천으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이렇게 맑은 물이 가축분료로 인해 시커멓게 변하고 악취가 코를 찌르는 물로 바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