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을수록 좋다. 얼른 들으면 누구에게나 이해가 가는 말이지만 실상 많을수록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물이 없으면 죽고 못 살지만 물이 너무 많으면 빠져 죽는다.

삶에 꼭 필요한 불도 화재가 나면 수백 억 재산이 삽시간에 재가 되고 만다.

돈은 어떤가. 쓸 줄 모르는 사람이 돈을 너무 많이 가지면 사치와 방탕으로 일생을 그르치고 때로는 도둑의 칼에 죽임을 당하기도 하며 친구와 가족, 친지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모든 것은 적당한 것이 중요한데 그 적당이란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多多益善이란 말이 한결 묘미가 있다.

多多益善은 史記에 나오는 말이다.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은 숙적宿敵인 항우項羽를 무찌르고 천하를 통일하자 자신을 도운 정치 전문가 장량長良, 경제 분야의 소하蕭何 그리고 군사를 잘 다루는 한신韓信이 모두 적으로 보였다.

어느 날 劉邦은 韓信에게 「나는 얼마 만한 군사를 거느릴 수 있겠소?」라고 물었는데 韓信은 「폐하는 십만 명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劉邦은 좋지 않은 기분이 되어 「그럼 경은 몇 명이나 거느릴 수 있소?」하니 「신은 多多益善이올시다.」라고 대답했다.

「으하하하하…… 그런데 경이 왜 내게 잡혀오고 내 부하가 되었지?」 한신은 태연히 대답했다. 「신은 군사를 쓰는 데 능하고(能將兵) 폐하는 장수를 거느리는 데 능하기 때문입니다(能將將).」 한신의 말은 최고의 명언이었다.

장수를 잘 다루는 사람은 천자가 될 수 있고, 군사를 잘 다루는 사람은 대장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태도는 韓信에 대한 유방의 두려움을 더 크게 했고 훗날 韓信이 억울하게 반역으로 몰려 죽게 되는 빌미가 되고 말았다.

多多益善, 무엇이든 많으면 좋을 것도 같지만 깊이 생각해 볼 말이다.

성길모 전 화순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