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문융합] 연구 노트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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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문융합] 연구 노트가 뭔가요?
연구 결과 보고서나 논문 나오기 전 중간과정 담겨 있어
최근 남극에서 발견된 1900년대 초 연구노트 복원, 자연의 충격적 면모 기록해
  • 입력 : 2024. 05.30(목) 09:24
  • 화순저널
NHM 런던/아델리 펭귄 서식지를 관찰한 레빅의 노트에 충격적인 성적 행동이 코드로 기록되어 있다.
연구원은 연구 노트를 사용합니다. 연구 노트는 연구 결과 보고서나 논문이 나오기까지의 중간과정이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전화 메모로, 혹은 낙서장으로 쓰기도 하지만, 중간 연구 과정을 적는다든지 새로운 연구주제나 아이디어를 적어놓기도 합니다. 논문이나 보고서가 타인이 관리하는 외부용이라면 연구 노트는 연구원 자신이 보관하는 내 것입니다. 그래서 연구 결과에 대한 특허 소송이나, 논문에 대한 방어용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저는 1972년부터 2009까지 35년 동안 연구원 신분이었지요. 이후에도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방법을 쓰니 아직까지도 연구 노트를 쓰는 습관이 들어있습니다.

사진은 1900년 초 영국의 남극 연구자 조지 머리 레빅의 연구 노트로, 최근 남극에서 발견되어 복원한 후 현재는 영국 자연사박물관에 보관, 전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 자체로도 이미 대단한 일입니다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내용입니다. 남극 펭귄의 엽기적 성생활을 관찰한 것이지요.

우리 눈에는 예쁜 짓만 하는 펭귄이 사실은 암수를 가리지 않고 섹스하며, 태어난 지 1년도 안 된 암컷을 강제로 성폭행하고, 죽은 시신과도 교미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자연의 또 다른 면이지요. 연구 노트의 중요성이 나타납니다.

자연사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 러셀은 “레빅은 과학자로서 시대보다 수십 년 앞서 있었으며, 10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그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화순저널 hsjn2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