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 동면번영회장, 가장 중요한 가치는 동면 주민들의 행복

인터뷰
박연 동면번영회장, 가장 중요한 가치는 동면 주민들의 행복
태어나고 자란 지역, 화합과 단결, 그리고 열정을 다해 발전시킬 것
번영의 ‘번’ 자도 몰랐던 초보 번영회장, 하나하나 배워 연임하기까지
각 협회장의 어려움에 고마움의 박수 보내고 싶어
무궁무진한 가능성 지닌 폐광 지역, 군 자산으로 발전시켜야
  • 입력 : 2024. 05.21(화) 17:48
  • 글 : 정채하 · 사진 : 김지유
“원래 단체 활동을 멀리했어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후회스럽더군요.”라고 말하며 박연 동면번영회장이 어색하고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동면번영회장과 폐광대책위원회장을 동시에 맡아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는 본래 앞장서는 것을 싫어했다고 한다. 그러나 번영회장의 일을 또 맡게 됐다며, 임기 동안 동면 주민들을 위해 한 몸 불사르는 심정으로 일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편집자 주>

박연 동면번영회장이 소장하고 있는 악기들. 동면 넘은골 예술단의 공연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 번영의 ‘번’ 자도 몰랐던 초보 번영회장


동면에서 태어나 66년을 살아왔습니다. 처음 번영회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받았을 때는 거절했어요. 당시의 저는 정말로 번영의 ‘번’ 자도 모르는 문외한이었습니다. 단체의 대표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무지했어요. 그때는 나 한 사람, 우리 식구들이 먹고사는 일에만 관심을 두고 사업에만 열중하며 살았으니까요. 잘 모르는 상태에서 생각하기에도 도무지 자격이 되지 않는 것 같았죠.

떠밀려 맡았다고는 해도 어쨌든 완장을 찼으니, 하나부터 백까지 새로 배우며 임했습니다. 완장을 한 번 차 보니, 사람들이 왜 죽음마저 불사하고 투쟁하는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나고 자란 지역을 외면할 수 없게 된 거죠. 물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책임감과 열정을 가지고 하다 보니 연임도 하게 됐고요. 지금은 단체의 장이라는 자리가 자신이 속한 단체의 의견을 모아 펼치는 대표자 역할이라는 것을 알아요.

▲ 단체의 대표, 올바른 길로 이끄는 등불


마음 같아서는 한 달에 두 번씩 회의했으면 좋겠어요. 나 혼자 생각할 때보다는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댈 때 더 좋은 담론,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잖아요. 감사하게도 다들 정말 열정적으로 회의와 토론에 임하십니다. 서로에게 좋은 점을 이해시키고, 나쁜 안건은 버려가며 더 나은 길로 향하려는 마음이죠.

다른 단체의 회장님이나 대표들을 볼 때마다 진심으로 고맙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이장단장님, 부녀회장님, 청년회장님도 그렇고, 군정을 이끌어가는 의원님들도 그렇습니다. 잘못된 일이 있으면 목소리 높여 질타하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단체의 대표들이니까요. 정말로 어려운 일인데 잘해 나가고 계시잖아요. 그런 분들을 보면 고마운 마음에 밥이라도 한 그릇씩 더 사 주고 싶더라고요.

▲ 대의를 위한 소의의 희생,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약속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생각이 다르다 보니, 조율에 어려움이 있죠. 주민들 대다수가 찬성하더라도 소수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면 그쪽으로 쏠려 진행이 더뎌지기도 합니다. 저는 항상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이야기하곤 해요. 그러면 적합한 위치에 시설이 유치되기 마련이고, 긍정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잖아요.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의를 위한 소의의 희생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청회 과정에서는 49 대 51이 나오더라도 다수의 의견을 택하는 쪽으로 약속했어요.

▲ 눈물의 폐광, 군의 자산으로서 지켜내야 할 것


동면과 화순광업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저도 광업소에서 운송 계통으로 40년을 근무했으니까요. 광업소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광업소가 화순 지역의 경제를 견인했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폐광이 결정됐을 때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눈물도 많이 흘렸고요.

어떻게 생각하면 광업소가 있었기에 동면의 발전이 조금 뒤처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곤 합니다.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본 분들도 계실 테고, 폐광 이후 생계가 어려워진 분들도 계시니까요. 관심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죠. 폐광대책위에서는 빨리 토지 매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관광 자원으로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화순군의 자산이잖아요.
박연 동면번영회장이 지역 발전을 위한 활동과 노력으로 받은 표창패가 나열되어 있다.

▲ 화합과 단결로 이뤄낸 성과, 앞으로도 열정 다해 지킬 것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갱도에 지하수를 채워 수몰하는 방식으로 복구를 계획했을 때, 동면폐광대책위는 물 채움 반대 서명운동을 통해 1만 5천여 명의 반대 서명을 제출했습니다. 서명운동과 함께 50일 동안의 집회도 이어나갔습니다. 이를 통해 24년 12월 말까지 갱도를 수몰시키지 않고 내부의 폐기물을 꺼내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동면 주민들의 권리와 행복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간 것입니다.

번영회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행복이죠. 주민들이 하나 된 모습과 이를 통해 이룬 성과를 잊지 않고, 더욱 행복한 동면이 될 수 있도록 저는 앞으로도 남은 열정을 다 쏟을 생각입니다.

▲ 화합과 단결, 적극적인 추진으로 이뤄낸 마을 발전


동면 발전의 우수한 사례로는 복림마을을 들 수 있겠습니다. 복림마을은 예부터 살기 좋고, 출중한 인물이 많이 난 마을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고령화가 진행되고, 청년들은 점점 지역을 떠나는 현상이 지속돼 낙후를 피할 수 없었죠. 이번 취약지역 마을개조 사업은 이광남 이장님의 적극적인 추진, 그리고 화합과 단결로 하나가 된 주민들이 있었기에 훌륭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마을환경이 훨씬 깨끗해지고 경관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이 완공되면 마을 어르신들이 오가기에 더욱 안전한 보행환경이 조성돼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시골에서 살고 싶어 하는 도시인들이 많이 찾는 마을로 거듭나있을 것입니다.

복림마을의 사례를 모범으로 삼아 앞으로도 동면 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 동면의 전체적인 주민 화합을 이끌어 발전을 이뤄가고자 합니다.
박연 동면번영회장과 배우자 한순희 여사. 배경은 부부가 직접 가꾼 자택 내 정원이다.
글 : 정채하 · 사진 : 김지유 hsjn2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