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도곡초·중 학부모·운영위원

광주 봉선동에 살다가 2008년 화순읍으로 이사와 화순군민으로 살고 있는 김지영 씨를 화순저널 인터뷰석에 초대했다. 학군이 좋다는 봉선동에서 화순읍으로 이사를 온 것도, 아이들을 화순읍에 있는 큰 학교가 아닌 도곡에 위치한 작은 학교로 보내고 있는 것도 보통 대다수의 학부모들과는 다른 선택이다. 큰아이 딸은 도곡중 1학년, 둘째아이 아들은 도곡초 3학년인 두 아이의 학부모이자 엄마인 김지영 씨의 특별한 선택에 대해 들어본다.<편집자 주>

▲ 행복해 보이지 않은 큰아이의 얼굴 발견

큰아이를 화순도곡초등학교로 보내야겠다는 결정을 한 이유는, 학생 수가 적으니까 선생님들로부터 우리 아이가 인정받을 수 있고 개성도 존중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었어요. 또 자연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환경의 학교라 더 보내고 싶었습니다.

큰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문득, 아이의 얼굴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그때부터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발도로프 어린이집이 화순에 있어서 그곳으로 옮겼지요.

그곳에서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 아이와 함께하는 공동체 생활 등을 통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게 됐습니다.

큰아이가 어렸을 적에는 성격이 무척 예민했어요. 그래서 긴장을 많이 했고요. 그 때문인지 틱이 조금 있었어요. 그런데 발도로프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치유가 됐습니다.

▲ 아이가 행복한 작은 학교 ‘도곡초’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되자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읍에 있는 화순초로 보내야 한다는 주위 사람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살아오지 않아서였는지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큰 학교에 가면 예민한 제 아이가 숨이 막힐 것 같다는 느낌이 컸습니다.

그때 심정은 아이가 학업이나 주위 환경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기초학력이야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여러 방법으로 다 해결할 수 있는데 마음먹어도 안 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부분요. 아이의 그런 부분들을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도곡초에 입학한 후 졸업할 때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내내 행복해하는 아이의 모습을 더 많이 봤습니다.

▲ 인내와 협력을 배우게 된 도고초 오케스트라

도곡초에는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큰아이가 음악에 소질과 관심이 있어 도곡초에서 그런 감각들을 키웠어요. 오케스트라에서 큰애는 비올라를 켰어요. 악기를 배우고 다루면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는 것을 어려워 하고 힘들어하기는 했지만 포기하진 않고 해내면서 인내와 협력에 대해 배우게 됐다고 봅니다.

▲ 있는 그대로 서로 바라봐 주는 학교 친구들

‘학생 수가 많으면 어떤 애와 싸우게 되더라도 다른 애와 놀 수가 있는데 학생 수가 적으면 그럴 수 없지 않냐.’고 우려하는 말도 들렸습니다. 물론 6년이라는 긴 기간을 같이 지내면서 문제도 많고 탈도 많았죠. 그런데 오케스트라 활동과 이런저런 학교생활의 경험들이 중학교에 가서 어떤 문제에 부닥칠 때 극복해 갈 수 있는 큰 힘이 됐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오랫동안 함께하면서 상대방에 대해 서로 잘 알고 있으니까요. 친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맞지 않은 부분도 다름으로 받아들이면서 원활한 관계 맺기와 소통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런 관계들이 좋은 관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누나 따라 동생도 도곡초로

작은애도 도곡초 3학년에 다니고 있어요. 누나가 다녔던 학교라서인지 지금까지 부담 없이 잘 다니고 있어요. 학교생활도 매우 좋아하고요. 큰애와 작은애가 서로 의지도 하고 좋습니다.

▲ 자신의 색을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입히지 않는 교장 선생님

도곡초를 선택한 또 다른 큰 이유는 교장 공모제, 교사 초빙제, 무지개학교 혁신학교 등입니다. 학교 운영에서 교장 선생님의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알고 있잖아요. 어떤 이들은 교장 공모제에 대한 단점이나 위험부담을 이야기하는데요. 저는 교장 공모제의 순기능들을 보고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지금 계시는 교장 선생님도 자신의 색을 교사나 학생들에게 입히지 않습니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잘 챙겨주시고 있습니다. 선생님들도 어떤 프로그램을 하나 하더라도 늘 아이들을 먼저 중심에 두고 하시는 모습입니다.

도곡초 같은 경우, 올해로 교장 공모제가 마지막입니다. 혁신학교도 얼마 남지 않았고요. 하지만 화순군 기준으로 도곡초는 면 단위 학교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저의 ‘작은 학교’ 선택, 적극 권하고 싶다

아이들을 작은 학교인 도곡초, 도곡중에 보내길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예전의 저처럼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부모님들이 있다면 저의 ‘작은 학교’ 선택을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김지영
마을공동체 ‘마음나래’ 운영
화순도곡중 학부모회장
화순도곡초 운영위원
화순교육참여위원회 위원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위원

TEL 010-9203-9208

<출처 : '함께 꿈꾸는 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