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일)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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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부품 3,244,300 VAT 324,430원
공임 226,800 VAT 22,680원
합계 3,818,210원
연말연시를 보내는 동안 우리집 볼보V40 D2에 문제가 생겼다. 볼보 광주 서비스 센터로 차를 끌고 갔다.
서비스 센터 직원은 미션에 부착된 Control System 교환을 제안하면서 볼보V40 D2의 진단 상황을 설명한다.
미션을 컨트롤 해주는 부분을 교환하면 출력 저하, 변속 불안정, 엔진 트러블 등이 잡힐 수 있다고 했다.
400만 원 가까운 금액으로 차를 수리하기엔 7년 가까이 탄 V40 D2에 무리가 있었으나, 임신한 와이프를 안전하게 지켜줬으며 빗길이나 안전사고 등에서 운전이 미숙한 와이프에게 큰 도움을 여러 번 준 차이기에 큰맘 먹고 수리를 의뢰했다.
물론 Control System을 교환하면 99% 차량의 이상 현상을 잡을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았다. 다만 통상적인 1% 확률로 미션까지의 연계 가능성을 제시했다. 만약의 1%는 연결된 기계적 구조상 남겨 놓는 확률로 인지될 수 있었다.
큰 수술 전 사인을 하는 의례적인 동의서 성격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로또에 맞을 확률인 1%의 의미는 더 많은 수리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비싼 부품을 선 주문해야 하는 부담을 서비스 센터에서 안을 수 없다며 선 결제 10%를 해 달라고 했다.(차가 너무 노후 되어 담보값어치가 없나 보다).
며칠이 지나 걸려온 전화는 어처구니 없게 로또에 당첨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근래 없었던 그날의 폭설은 교통 지옥에 빠지게 했으며 비극의 로또 당첨을 각인시켜 주었다.
미션 Control System을 갈고 눈 지옥을 피해 고속주행 테스트까지 해 보았더니 똑 같은 증상이 되풀이 된단다. 그래서 미션을 교체해야 하는데 그 값이 7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금액이었다.
7년 가까이 탄 V40 D2 중고 가격은 아마도 잘쳐서 1,000만 원 정도일 텐데, 선 수리비 3,818,210원에 미션 부품값과 주변 부품값, 인건비를 포함하면 대략 800만 원대 정도가 추가 예상금액이다.
이건 뭐지?
오진에 대한 책임으로 밤 10시까지 고생하면서 미션 Control System을 교환한 정비사들이 자신들의 인건비를 줄이겠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 난 절충안을 제시해 뵜다.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제법 풍월을 논할 수 있지 않겠는가?
미션이라는 게 부품의 조립이고 내부 기어 톱니들의 배열이니 분해 조립으로 마모된 내부 부품만 교환하면 비용이 꽤 절감되지 않겠냐는 내 의견에 “볼보 서비스 센터”는 그런 기술이 없단다. 그냥 부품 전체를 통 교환하는 방식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미션을 통째 교환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럼 미션의 일부분으로 밀착 고정된 그 비싼 Control System은 왜 바꿨을까?
기술이 없다면 중고 미션이나, 외부 미션 수리 업체와의 연계 수리가 가능할 수 있냐는 의견에는 뜻밖의 답이 돌아온다.
미션 Control System 수리에 대한 부분을 먼저 결제하면 중고 미션에 대한 부분이나 외부 업체 등은 알지 못하지만 적극적으로 알아봐 주겠다는 말과 함께 폰으로 검색한다.
400만 원 가까이 수리비를 이미 지불했는데도 상태가 그대로인 차를 가지고 외부 업체로 가든지 약 800만 원 정도의 추가 수리비를 내든지 알아서 하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호의적인 척 먼저 작업한 미션 Control System 인건비는 빼 보겠단다.
젊었을 적 업무 차 미국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사는 친구가 몰던 차가 구형 볼보 웨건이었다. 오래된 차인데 안전하고 튼튼해서 한참을 더 타도 된다고 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불과 20만Km에 미션을 통째로 갈아야 하는 차로 변해버린 내 차 볼보의 처지는 뭐란 말인가(10만Km에도 그런 차가 있었으며 비슷한 증세가 많은 듯 이야기 한다)?
V40 D2는 볼보 엔진이 아니라 푸조의 엔진을 차용했기 때문에(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그래서 연비가 좋았구나 싶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집에 있는 다른 차가 푸조 2008로 볼보 엔진에 들어간 차종이다)
트러블이 유독 많은 차라고 말하는 정비사들의 푸념은 볼보의 이미지 설정에 어떻게 대입 해야 하며, 단종된 V40의 속 사정에 푸조 엔진 장착에 따른 기계적 트러블 원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도 뇌리에서 맴돈다.
브랜드 이미지라는 것은 신용에 기반한다. '안전'이라는 화두로 이미지를 구축해 온 볼보의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기업 가치이다. 하지만 볼보는 2010년 중국의 지리 자동차에 매각된 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디자인과 성능 개선에 집중하였고, 볼보스럽지 않은 발전에 대한 우려를 이겨내고 좋은 디자인과 훌륭한 성능을 기반한 후속 모델들을 출시해 왔다. 그로 인해 볼보 시장이 급증하면서 성장을 거듭하게 되었지만 급성장만큼의 시스템 구축에는 실패한 듯 보여진다.
나는 볼보 광주(전라남도)점에서 2015년 차를 구입했다. 서비스 센터에서 관리를 받아가며 잘 운행 해왔는데 지점의 확장 이전 직전부터 차량 판매가 급증했던 듯 했고 그 즈음부터 서비스 예약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기본이 한 달 후로 서비스 점검 시간이 잡히면서 애로사항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사고는, 와이프의 운전 미숙으로 보험 처리가 1500만 원(이때도 통으로 갈았겠지;;) 가까이 지급됐다.
고라니와 접촉사고로 라지에이터를 교환하는 일은 결국 1급 정비소에서 진행되었고, 오일교환이나 미션오일, 타이밍벨트 교환은 수입차 전문 정비소에서 진행됐다.
판매 차량이 늘어나면 관리 시스템을 확충하는 게 기본일 텐데 예약 전화만 하면 한 달 뒤에 가능하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들이 바쁘게 일하는 건 알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의 문제로 보인다.
또한 그렇게 예약된 정비 시스템은 모든 걸 통으로 갈아 치우는 정비 지침만을 제시한다. 부속 교환이라는 간단 명료한 정비법으로 소비자에게 최대 지출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의 시스템을 최소로 가져가는 일거양득의 사업 안으로 볼보 자동차의 서비스 센터는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1% 확률의 영예?를 차지한 자의 허탈한 독백일까?
외제차를 타는 것은 돈이 넘쳐 나서가 아니다. 안전성과 훌륭한 연비는(내 기준으로 경유 5만 원에 800~1000Km) 탈수록 경제적으로 이득을 준다. 물론 통 부품 교환과 내구성 이탈이 없다는 전제이지만 말이다.
안전한 차로 인식됐던 신뢰 기반의 볼보가, 경쟁 메이커들의 장점을 받아들여 연비나 퍼포먼스, 디자인 등에 투자까지 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올렸다. 그리고 많은 수익은 올렸다.
그러나 적어도 내 개인의 입장에선 볼보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마저 퇴색되고 있다.
<기고 / 정선일 문화콘텐츠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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