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구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남·북 국회의원들은 “선거구획정위안은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 간 균형발전이라는 대원칙에 역행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정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농어촌 지역이 선거구에 포함된 민주당 소속 전남·북 국회의원 14명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이하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선거구로 이번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을 가속화하는 ‘지방죽이기’ 조정안이다. 지방소멸을 방지하고 도시권 초과밀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선 농산어촌 선거구를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며 “하지만 선거구획정위는 서울 강남은 합구하지 않고 전북에서 한 석 줄이는 편파적 결정을 함으로써 수도권-비수도권의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도권 의석 비중’은 제18대 국회 45.3%에서 22대 국회 48.2%로 2.9%p 확대된 반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 의석 비중’은 같은 기간 34.3%에서 30.8%로 3.5%p 축소됐다.

이들은 “호남 의석 비중은 같은 기간 12.7%에서 10.7%로 2.0%p 축소시켰다. 이처럼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호남. 특히 전북은 의석수 감소의 희생양이 되어왔다.”며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농산어촌 지역 의석수 축소는 ‘지방 죽이기’이다. 실제 전남과 전북은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소멸위험이 가장 큰 지역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106만 인구-17개 시군 농어촌지역의 선거구는 줄이면서 76만 인구-5개 시군의 도시지역은 오히려 늘리는 개악(안)을 만들었다.”며 “13만 5,000명 규모의 도시 선거구를 만들기 위해 26만 9,000명 규모의 농촌 지역 선거구를 만든 획정(안)은 농어촌의 대표성과 농어민의 주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정이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강원도에서는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6개 지자체를 1개 선거구로 묶어 초거대 선거구로 만들었다. 농산어촌 초거대 선거구 출현은 도농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지역소멸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들은 “선거구획정위(안)은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설정된 기형적안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동안 인구수 감소로 합구 등 조정이 논의되었던 ‘서울 강남, 경남 창원, 대구 달서, 경북 군위·위성·청송·영덕’은 그대로 두고 ‘서울 노원, 경기 안산 및 부천, 전북’ 선거구만 축소했다.”며 “인구수를 고려하더라도 지역구당 인구수는 서울 강남, 대구 달서보다 부천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경우 노원 외에 강남도 줄일 수 있음에도 강남은 3석을 유지했고, 부산 남구 갑·을을 통합하며 사실상 분구가 필요 없는 북구강서구 갑·을을 북구 갑·을, 강서구로 분구함으로써 부산 18석을 유지시켰다.

이들은 “선거구는 정치적 이해를 떠나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하는데도 국민의힘에 유리한 지역은 그대로 두거나 늘리면서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 중심으로 의석을 줄이는 편파적 결정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텃밭 사수를 위한 지방 죽이기 안은 즉각 수정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재획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농산어촌의 지역대표성 확보를 위한 전북 10석을 유지하고, 전남지역 내의 도시농촌간의 인구편차 역진현상을 재검토하라.”며 “여야 지도부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거센 저항과 심판을 불러올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