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 속이는 영화 '밀수'

영화
속고 속이는 영화 '밀수'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영화
빠른 화면 전환에 음악과 이야기를 덧입힌 것이 특징
  • 입력 : 2023. 07.28(금) 16:26
  • 김민지 시민기자
영화에 나오는 군천 해녀들.
연일 계속되는 더위로 무작정 떠났다. 개봉 첫날의 묘미는 특별하다. 아무도 보지 않은 것을 경험하는 짜릿함을 더해주기에. 무더운 여름을 잊을 만큼 스크린 속 바닷가는 이미 눈으로 시원함과 청량함까지 선사했다.

영화는 '믿어도 되나요. 당신의 마음을 흘러가는 구름은 아니겠지요. 믿어도 되나요. 당신의 눈동자~'라는 가사 말로 시작된다. 찾아보니 최헌의 '앵두'다. 영화 중반부와 후반부로 갈수록 왜 영화의 첫 부분에 시작됐는지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소설로 치면 '복선암시'.

복선은 뒤에 나올 일을 앞으로 일어날 사건이나 상황을 미리 암시하는 서사적 장치를 일컫는다. 그 외에도 김추자의 무인도, 김트리오의 연안부두가 흘러나온다.

요즘 추세가 영화에 음악을 가미하는 것으로 흘러간다. 올 상반기에 나온 뮤지컬 풍의 영화 <영웅>이 대표적이다. 영화 '밀수'는 빠른 화면 전환에 음악과 이야기를 덧입혔다. 그야말로 감독 류승완 표 영화라고 자부할 만하다.
영화 ‘밀수’ 포스터

출연진들이 대단하다. 어릴 적 식모살이를 하다 상대방의 폭력으로 칼을 찌른 캐릭터 조춘자(김혜수). 잡히면 끝이기에 바다 한복판에서도 붙잡히지 않는 승부사 기질이 다분하다. 머리 스타일만 바뀌었을 뿐 1인 2역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2년 전과 후의 모습은 사뭇 다른 사람으로 비칠 정도다.

맹룡호의 선장이 진숙의 아버지다. 진숙(염정아)은 군천 앞바다의 해녀 지킴이다. 오지랖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듯하다. 세관에 잡혀 감옥살이 후 180도 바뀐 모습이다. 눈에 독이 그득하다.

맹룡 해운에 뱃일을 배우러 왔던 장도리(박정민)는 더는 진숙에게 용돈 받던 착한 동생이 아니다. 서로 쫓기고 배신하며 결국….

부드러움과 숨겨진 냉철함이 있는 권 상사(조인성). 그런 권 상사의 제안에 군천 해녀들이 밀수판에 휘말린다. 그 일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것도 모른 채 말이다. 장도리와 호텔 액션 장면은 약 5분 정도 계속되며 어릴 적 액션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뉴욕다방 주인이자 군천시 정보통 고옥분(고민시)은 억척스러웠던 우리네 여인들의 시대상을 풍자하거나 감초 역할로 극의 재미 요소를 더한다. 밀수 현장을 잡으러 가는 이 계장(김종수)은 의외의 인물로 나온다. 뒤로 갈수록 궁금증을 더해가는 이유다.

속고 속이는 그야말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더운 여름 1970~80년대에 즐겨듣던 노랫말을 떠올리며 영화관 나들이는 어떨까 싶다.

김민지 문화평론가
*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김민지 시민기자 hsjn2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