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주 씻김굿 보유자였던 고 박정녀 선생의 생전 시연 장면

능주 씻김굿 12굿거리 공연이 지난 14일, 능주면역사관에서 펼쳐져 굿을 연구하는 연구자들과 관심 있는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10년 화순군 향토문화유산 제 50호로 지정된 능주 씻김굿은 우리의 삶을 위로하고 해원하는 의례로 무속 차원을 넘어서 국악의 계승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능주 씻김굿은 능주만의 예술적, 문화적 전통성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산이다.

이번 행사는 세습무계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능주씻김굿보존회장 조웅석 선생이 전 과정을 주도하여 혼맞이, 조왕굿, 인당굿, 본향, 선부리(선영굿), 제석굿, 오구굿, 고풀이, 씻김굿, 길닦음, 사신, 대신치기 순으로 12굿거리 전체가 연행됐다.

조웅석 선생은 전라도 시나위 마지막 대가인 부친 조계남과 모친 박정녀의 무업을 이어 능주 씻김굿을 전승해 나가고 있다. 오는 5월 19일, 능주 씻김굿의 학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도 예정돼 있다.

조웅석 능주씻김굿보존회장(중앙)이 지난 14일 능주 씻김굿 12굿거리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하고 있다.

능주 씻김굿 보유자 박정녀 선생이 살아계실 때 전라남도 지정 무형문화재로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해 온 연구자들과 지역민들이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답보 상태이다.

특히 능주 씻김굿을 최초 발굴 조사한 대전 한남대 부총장 김균태 문학박사는 1980년경, 한국정신문화원 위탁 연구원으로 화순에 내려와 고 박정녀 선생과 조도화 선생이 가지고 있던 능주 국악, 민요, 씻김굿 등을 연구해 자료를 남겼고 춘곡 강동원 선생과 함께 능주 씻김굿을 세상에 알려지도록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전남도 무형문화재로 등재되지 못하고 있던 2022년, 구재한 화순자치미래연대 상임고문의 노력으로 화순향토문화유산 보유자가 고 박정녀 선생에서 조웅석 선생으로 변경됐다.

주민 류모 씨는 “능주 씻김굿이 하루빨리 전남도 지정 무형문화재로 등재돼 능주신청神廳이 복원되길 바란다. 능주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발돋움하여 옛 명성을 회복하길 기대한다. 전국 학계 전문가와 한국무속학회, 남도민속학회, 능주 지역민 등의 관심과 응원이 큰 힘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자료제공 : 류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