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주의원 원장

어린 시절 비 온 뒤에 하늘에 눈부시게 뜬 무지개를 보면 친구들과 함께 그 끝에 가보려고 정신없이 달려갔던 기억이 있다. 무지개 끝에 가면 숨겨진 보물 항아리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지개는 가까이 가면 그 모양도 계속 뒤쪽으로 물러서서 결국 지친 나머지 포기하곤 했었다. 당연히 그 어느 누구도 끝에 도달하지 못할 수밖에...

무지개는 (공중에 떠 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나타내는 반원 모양의 일곱 빛깔의 줄)로 그 뜻을 풀이하고 있다. 순수한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영어로는 레인보우(rainbow)로 비(rain)와 활(bow)이 합쳐진 단어로 비 온 뒤에 활처럼 둥글게 휘어져서 나타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우리 눈에 5가지 색깔만 보여서 5색 무지개라고 했지만 모두 7가지 색을 띄고 있고 우연하게도 레인보인(rainbow)란 단어 숫자도 7개여서 흥미롭다.

독일 속담에 (무지개를 보면 40년간 좋은 일만 생긴다)는 말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무지개는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의미가 있어 왔다.

하늘에서 일어나는 기상현상 중에서 가장 아름답기 때문에 셰익스피어도 <무지개에 다른 색을 첨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찬양을 했다. 고대그리스에서는 무지개가 신(神)과 사람의 소통하는 통로라고 여겼다. 그래서 무지개 여신인 (아리스)는 올림푸스 산에서 사람들에게 소식(메시지)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으며 이슬방울로 만든 옷을 입고, 무지개를 타고 인간세계로 내려왔었다고 한다.

무지개를 과학적으로 처음 규명한 사람은 철학자인 ‘데카르트’였다. 공중에 떠 있는 빗방울에 햇빛이 지나는 순간 굴절과 반사현상으로 우리 눈에 아름답게 보이게 된다고 설명을 했다.

프리즘을 이용하여 7가지 무지개 색깔을 규명한 사람은 ‘뉴턴’이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무지개만 나타나게 되면 1차 무지개(숫무지개)라 하고 쌍무지개는 1차 무지개의 바깥쪽에 만들어지는 2차 무지개 (암무지개)와 서로 어우러져서 나타난다.

3차, 4차 무지개도 있지만 빛의 반사가 많이 일어날수록 색깔도 어두워지기 때문에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지개는 134~207가지의 색깔이 있고 사실 무한색이라고 봐야한다.

태양빛 이외에 달빛으로도 무지개가 생기는데 이를 달무지개(moonbow)라고 하며 주로 석양이나 일출 무렵에 볼 수 있다. 세계 3대 폭포 중에 하나인 브라질의 ‘이과수’폭포에서는 보름날에만 달무지개가 뜬다고 한다.

화순에서도 가끔 깨끗한 무지개가 떠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다. 무지개의 출현은 하늘의 청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무지개의 발생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보고가 1981년부터 보고되고 있다. 원인은 대기오염이 주범이다. 하늘에 떠 있는 미세먼지로 인해 시야가 흐려져서 볼 수 없게 된다. 어디 무지개뿐이겠는가?

국내에서 무지개가 가장 많이 나타난 곳은 (강릉)이다. 강릉은 태백산맥에 인접해 있고 동해바다가 주는 자연혜택으로 공기 질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하와이 섬은 알로하(Aloha)주라는 이름 외에도 무지개주(Rainbow State)라는 별명이 있고 하와이 주의 상징도 ‘무지개’로 정해져 있다. 1년에 20회 이상 무지개를 볼 수 있고 무지개처럼 아름답고 다양한 여행을 자연과 더불어 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에서 무지개를 자주 볼 수 없게 된 이유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그만큼 대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이고 자칫하면 우리 아이들은 무지개의 참모습을 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 단지 사진으로만 보게 되거나 앞으로는 평생 볼 수도 없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

무지개를 보려면 대기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화순도 앞으로 무지개를 자주 볼 수 있는 고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화순저널>의 미래도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떠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칼럼니스트-문장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