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의회 지하주차장에서 철야농성 중인 화순군풍력발전대책위와 주민들

지난 26일 화순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화순군풍력발전 이격거리 강화에 대한 주민청구 조례안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화순군풍력발전대책위는 3336명의 서명이 담긴 주민청구 조례안이 가결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초조와 불안, 기대 속에서 백방으로 손을 쓰는가 하면 의회 개회일부터 거리집회를 매일 진행했다.

이러한 간절함이 묵살된 채 보류 결정이 나자, 격앙된 화순군풍력발전대책위와 주민들은 곧바로 화순군의회 지하주차장 한 쪽을 점거 후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어둡고 축축한 시멘트 바닥에서 전기장판 등으로 겨우 난방을 한 채 3일째 밤샘을 하고 있는 대책위와 주민들은 뜻이 관철될 때까지 농성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류영길 산건위원장은 “주민들의 편이 아니어서 보류한 것이 아니다. 의회 회기 중에 주민발의 조례안이 넘어와 충분히 토론하고 의견을 나눌 시간이 없었다. 찬성한 사람과 반대한 사람이 중복된 경우도 있고 해서 직접 여론을 한 번 더 수렴해 보고 싶었다.”

“신재생에너지가 들어오는 것을 아예 반대하지 않으므로, 건설 시 주민들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 또 피해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살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재생에너지는 주민의 연금’이라고 했다. 이런 것들이 먼저 우선돼야 한다는 게 우리들의 의견이다.”

“다음 정례회 때 의결하자는 게 아니다. 다음 주 월요일 회기가 끝나면, 비회기 기간이라도 임시회를 요청하면 열 수 있다. 충분한 의견 개진이 되면 원포인트 임시회라도 열어 의결하면 된다.”

“그럴 계획으로 보류했다. 이러한 부분들을 주민들께서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29일 월요일에 풍력발전대책위와 만나겠다. 이후 간담회 등을 갖는 등 수순을 밟아가겠다.”고 전했다.

풍력발전대책위 임종표 총무는 “회기 중에 주민발의 조례안이 집행부에서 의회로 넘어가더라도 상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넘어가니까 이것저것 따져 봐야 된다. 물리적으로 시간도 그렇다 등 보류할 명분을 자꾸 찾아 말을 해 와 이번 회기에 보류하겠다는 감이 왔다.”

“상임위가 열리기 며칠 전, 김길렬 대표와 류영길 위원장을 만났다. 이때 최기천 의장이 1.5km도 괜찮치 않냐는 말을 했다고 류 위원장에게 전해 들었다. 조정할 수 있겠냐고 해서 원칙적으로 안 되지만 상임위 쪽에서 제안한 말이니 우리 쪽에서도 논의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윤영민 부의장이 대책위와 사업자가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사실이냐고 최기천 의장이 나한테 물어왔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라. 화순군 조례를 왜 사업자와 상의를 하냐. 우리 쪽에서 뭐하러 주선을 해 달라고 하겠냐?.”

“갈수록 어렵고 힘들어진다. 농사도 지어야 하고... 어떤 식으로든 이 조례를 빨리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민 K씨는 “주민들을 대신해 일하라고 뽑아놓은 의원들이 아닌가? 화순군의회는 다른 무엇보다도 주민 3천여 명의 뜻을 모은 풍력발전 이격거리 원상복구 주민청구 조례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조속히 처리하길 바란다. 언제까지 힘없는 주민들을 거리로 난장으로 내몰고 갈 것인가?”라며 언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