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디스크, 기원전 2300년경의 인류최초의 여성 과학자 엔헤두아나 의 표기가 있다./Penn Museum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작가이자 여성 과학자는 엔헤두아나입니다. 그녀는 찬송시 42편을 지었고, 왕국의 대제사장으로 임명되었으며, 천문학자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았습니다.

기원전 2300년경 실존했던 그녀는 아카드 제국의 위대한 건축가이자 왕이었던 사르곤의 외동딸이었습니다. 그 시기는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 불리는 수메르 문명의 말기였습니다. 수메르에서는 여신들의 지위가 높았던 만큼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매우 높았고, 여성적 지혜가 크게 존중받았습니다.

그러나 기원후 어느 시점부터 여성의 지위는 점차 낮아졌습니다. 사냥과 농사 등 근력이 필요한 사회 구조 속에서 남성의 역할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엔헤두아나가 남긴 기록은 단순한 종교 시를 넘어, 천문과 제의, 점성학적 지식을 담고 있어 고대 과학 발전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인류는 그녀를 ‘세계 최초로 이름이 알려진 작가’, ‘역사상 첫 여성 과학자’라고 부릅니다.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그녀의 얼굴이 새겨진 부조 유물은 전해지지 않지만, 펜실베이니아 대학 박물관이 소장한 원형 디스크의 뒷면에 ‘엔헤두아나, 사르곤의 딸’이라는 명문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이 그녀의 이름이 확인되는 유물로 널리 인용되고 있습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