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에서 발생했던 대형 산불 현장에서 한 경찰관이 보호 장비 없이 현장을 지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유독성 물질이 퍼지는 상황에서도, 경찰관은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 모습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의 사명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동시에, 경찰관의 인권과 안전은 과연 누가 지켜주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경찰관이 상시로 마약 해독제(나록손)를 휴대한다. 마약 사건 현장에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약물에 노출되어 비의도적 중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현장 경찰의 안전 또한 공공안전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경찰의 사명감과 헌신은 많은 이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얻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위험 노출과 업무 강도에 비해 경찰의 안전 장비나 보호 정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을 보호하는 경찰관 역시 국민의 한 사람이며, 그들의 건강과 생명 역시 사회 전체가 함께 지켜야 할 가치다.

이제는 국민을 지키는 사람의 안전도 함께 고민할 때다. 경찰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비로소 ‘국민이 안심하는 사회’도 가능해질 것이다.

화순경찰서 경무과 행정관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