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안데스 콘도르 독수리, 날갯짓 없이도 170km를 난다고 한다./Getty Images, Manuel ROMARIS

체중이 자그마치 16kg에 달하는 남미의 젊은 독수리는 실제로 날개를 퍼덕이지 않고도 5시간 이상, 170km 이상 비행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요? 해답은 바로 온도와 바람입니다. 독수리는 온도와 바람을 잘 이용합니다.

이 남미 콘도르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이륙입니다. 연구자들은 거대한 새가 공중으로 날아오른 뒤에는 날개를 거의 퍼덕이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비행시간의 최대 99%를 주로 바람과 열, 상승기류에 의지합니다. 한 번 날아오른 뒤에는 오히려 땅에 착륙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죠.

스완지 대학교의 생물학자 에밀리 셰퍼드는 BBC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 글라이더 조종사는 조건이 맞으면 하루 종일 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콘도르의 성과가 놀랍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글라이더 조종사는 비행에 적합한 날씨의 여부를 판단합니다. 콘도르는 그런 사치를 부릴 수 없지요.”

‘엘 콘도르 파사’라는 곡이 생각납니다. 우리 세대가 학교 다닐 때 유행했던 노래인데, 페루에서는 ‘전능하신 콘도르여/우리를 안데스로 데려가 주오/잉카 동포들과 함께 돌아가고 싶습니다/그것이 나의 간절한 바람입니다’라는 가사로 불린다고 합니다.

장자의 소요유편(逍遙遊篇) 나오는 붕(鵬)을 아시는지요? 한 번의 날갯짓으로 구만 리를 난다는 전설의 주인공이지요. 장자는 “소요유란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세상에서 노니는 것을 말한다. 권력이나 신분, 재산, 권위를 초월한, 대자연의 크나큰 품인 완전한 자유 속에서 비로소 참다운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엘 콘도르 파사’에서 ‘파사’는 이와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