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지만, 한낮이면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계절이다. 거리마다 각종 지역행사 플래카드가 즐비하고, 등산 초입부에는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봄철은 생각지 못한 위험이 도사리는 계절이다. 해마다 봄철이면 다른 계절과 대비해 화재가 발생하는 비율이 증가한다. 매번 반복되는 봄철 화재의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부주의’이다.

최근 3년간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을 분석한 결과, 세부적 요인으로는 쓰레기 소각(30.2%), 담배꽁초(25.8%), 논·임야 태우기(16.7%) 등이 있었다. 이처럼 사소한 원인이 자아낸 결과는 참혹하다. 운동장보다 몇 배는 넓은 산림이 재로 변했고, 아직까지 회복이 되지 못한 채 남겨져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이런 산불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타까운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하고 실천해 보자.

첫째.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 허가 없이 논·밭두렁이나 쓰레기를 소각하는 행위를 멈추자. 소각행위 중 흩날린 불씨가 산림에 이르면 혼자의 힘으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둘째. 흡연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하고, 담배꽁초는 불씨를 완전히 제거해 재떨이에 버리자. 또한 산에 오르기 전 라이터와 같은 인화성 물질은 소지하지 않도록 하자.

셋째. 캠핑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숯이나 화로 같은 제품을 사용할 때도 불티가 날아가 산불로 번질 수 있다. 불은 지정된 장소에서 물과 소화기를 비치한 후 피우도록 하자.

이처럼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나와 이웃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봄철 화재 예방의 지름길이 된다. 2023년 국내 최대 산불로 기록된 충남 홍성 산불을 기억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군민과 도민 여러분 모두가 부주의를 경계하길 바란다.


박진우
화순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