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을 깨우다>(글 강성은, 그림 민승지, 천개의바람), 2022년, 가격 13,000원)

본보 1월 2일 자 사회면 기사에 의하면, “화순탄광은 1905년 광구로 등록되어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으나, 국가 정책 및 에너지원 변경에 따른 석탄산업의 쇠락으로 2023년 6월 조기 폐광됐다.

이후 화순군민들은 화순탄광의 오랜 역사·문화적 가치를 고려해 갱도를 활용한 경쟁력 있는 대체산업 발굴을 원했지만 정부에서는 환경오염의 원인인 각종 철 등의 시설물을 그대로 둔 채 갱도를 수장한다는 결과를 내세워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며 화순군의회에서는 더는 화순군민이 광해로 피해받지 않도록 ‘화순탄광 갱도 침수 반대 및 국비 지원 촉구를 위한 화순군민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석탄의 역사는 산업 혁명에서부터 비롯된다.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기술혁신과 사회·경제 구조상의 급격한 변화가 시작되면서다. 많은 기계 가동을 위해 석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석탄과 광산 채굴이 활성화되면서 효율적 작업을 위해 증기기관이 개발되었다.

최근 탄소배출 규제와 재생에너지가 등장하여 오염물질 저감 운동을 펼치는 중이다. 하지만 한국광해관리공단에서는 수천만 톤의 폐기물을 갱도 속에 그대로 둔 채 침수시키려고 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을 깨우다>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환경 파괴를 멈추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알려주는 책이다. 심각하게 환경이 파괴되었던 실제 사건을 알려 주며 시사적인 시각까지 길러준다.

도시에 살던 해림이는 우연한 기회로 바닷가 마을로 이사를 오게 된다. 부모님을 돕다 실수로 쏟은 살충제를 먹고 길고양이가 쓰러지는 일이 일어난다. 놀란 해림이는 고양이를 치료하러 간다. 그곳에서 만난 동물 병원 선생님은 안심시키며 레이첼 카슨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학에 들어간 카슨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어. 좋아하는 시인의 글을 연구하고 직접 글을 써서 칭찬도 많이 받았어. 그러다 카슨의 삶에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나. 생물학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이 생물학 공부에 푹 빠져 버리게 된 거야. 그전까지는 읽고 쓰는 것만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했는데 생물학은 또 다른 세계였던 거야. 그래서 고민, 고민하다 결심을 해. 작가가 아니라 생물학을 공부하는 과학자가 되기로.”

어릴 때부터 글쓰기 재능이 뛰어난 카슨은 한 길만 생각하며 꿈꾸다 대학에서 전공을 생물학으로 바꾸게 되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과학적인 지식을 말랑말랑하고 감성이 풍부한 언어로 표현하는 그녀 덕분, 독자들은 뜨거운 호응과 환경 운동의 중요성까지 알게 되었다.

2장 침묵의 봄을 경고한 레이첼 카슨 중에서. 그림책 제공 : ⓒ교보문고

“사실 이야기의 핵심이 바로 하얀 가루야.”
“이야기의 핵심이 하얀 가루라고요? 그게 뭔데요? 흰 눈이에요? 아니면, 마녀가 만든 마법 가루인가요?”
“아니야, 바로 과학이 만들어 낸 가루, 디디티(DDT)라는 화학 살충제야.”

DDT는 ‘다이클로로다이페닐트라이클로로에테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강력한 살충효과와 제초효과를 가지고 있다. 땅이나 물속에 남아 있는 DDT는 식물에 흡수된 후 생물농축을 통해 인간 같은 생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화학 살충제가 처음 나왔을 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다양한 장소에서 생물들과 함께 살아가며 영향을 준다.

“어느 날부터인가 마을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어. 가축들이 더이상 새끼를 낳지 않는 거야. 혹은 새끼를 낳아도 그 새끼들이 금세 죽어 버렸어. 그뿐만이 아니야. 철마다 옷을 갈아입듯 색깔을 바꾸던 꽃과 나무들이 시들시들해지더니 더 이상 열매도 맺지 않았어. 아름답고 평화롭던 마을이 점점 죽어 가고 있었던 거야. 마을이 왜 이렇게 변해 버렸을까? 언제나 명랑하고 활기차던 숲 속이 왜 이렇게 죽은 것처럼 조용해졌을까?”

2023년 12월 23일자 YTN 인터뷰 갈무리

지난 12월 23일, 김창식 위원(화순폐광대책위원)이 YTN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어떻게 그 물로 농사를 지으며 꽃에 물을 주고 키워서 우리가 먹고 살 거냐, 그러니까 완전히 원상 복구를 하고, 광업소 굴에 있는 철강을 꺼내주라, 다음 후손들을 위해서 우리가 이것을 해야 해요.”라고 했다.

한국광해관리공단(https://www.komir.or.kr/kor/contents/208)에서도 지속가능한 삶인 ESG 경영을 실천 중이다. ESG는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머리글자를 뜻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경영을 구현한다고 홈페이지에 소개되었는데 갱내 환경오염의 원인인 각종 철재류 등의 시설물을 그대로 두고 수장하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며 화순군에는 해당하지 않는 모양새다.

▲화순의 봄, 더 이상 새는 노래하지 않고

이대로라면 이제 봄이 와도 더 이상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고, 나무의 열매도, 숲속도, 조용해질 것이라 위험을 경고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라는 책에서 울렸던 경종이 화순군에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환경오염의 중요성과 지역사회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그녀의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갱내시설의 철로와 전선, 시설물 철거 없이 그대로 놔둔다면 발암물질 유발과 수질오염은 예고된 재앙이나 다를 바 없다.

“책임을 피하기는 쉽다. 그러나 책임을 피했더라도 그에 따른 결과는 피할 수 없다.”
- 조시아 찰스 스탬프 -

방방곡곡 김민지 문화평론가
*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