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문융합] 작곡가 정율성 중국 인구 13억 중 10억 명이 아는 사람, 군가의 아버지로도 불려 화순저널 hsjn2004@naver.com

2025년 05월 08일(목) 18:06

‘중국의 별이 된 조선의 독립군 정율성’(2016.8.15. 출판 이성 240p) 책 표지

‘정율성’, 그를 만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퇴임 후 세종시 모 박물관에 책을 기증한 뒤 박물관 옆 방에서 저녁을 보낸 일이 있었지요. 중국 인구 13억 중 10억 명이 아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저는 2020년 1월이 되어서야 이 책을 통해 만났습니다.

정율성(鄭律成, 1914~1976)은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난 한국계 작곡가로, 중국과 북한의 군가를 작곡한 인물입니다. 본명은 정부은, 1933년 중국 난징으로 건너가 의열단이 설립한 조선혁명간부학교에 입학해 항일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중국공산당에 입당하여 연안의 노신예술학원에서 음악을 공부하며 ‘연안송’과 ‘팔로군행진곡’을 작곡했습니다. 그가 작곡한 “팔로군 대합창” 가운데 “팔로군행진곡”은 1939년 창작되면서부터 50여 년 동안 중국 전역에서 불리고 있습니다. 이 곡은 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중국인민해방군군가”가 됐습니다.

해방 후 북한으로 귀국한 정율성은 조선인민군 구락부 부장으로 활동하며 ‘조선인민군행진곡’ 등을 작곡했고, 1950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중국 국적을 취득한 후 작곡가로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약 360여 곡의 작품을 남겼으며, 중국에서는 ‘군가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연안송(延安頌)」을 비롯하여 「가람요」, 「항일기병대」, 「반격을 준비하자」, 「벌목가」 등 다양한 항일 및 혁명 가요를 작곡했으며, 북한에서는 위 「조선인민군행진곡」과 「두만강 대합창」, 「동해어부」, 「조중친선」 등을 작곡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군가뿐만 아니라 가곡, 합창곡, 동요, 가극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릅니다. 예를 들어 오페라 『망부운』, 동요 「평화의 비둘기」, 가곡 「아랑에게 부침」 등이 있습니다. 정율성은 중국과 북한의 음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곡가로 평가받으며, 그의 작품은 현재도 중국과 북한에서 연주되고 있습니다.

정율성은 1976년 12월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그의 유해는 중국의 혁명 열사들이 안장되는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동묘지에 안치됐습니다. 그의 생가는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79번지에 있고, 인근에 정율성 거리 전시관이 있다고 합니다. 한 번 다녀올 만하지요?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